오코노미야끼의 완성은 소스, 그런데 소스가 없다면?

비 오는 날이나 출출한 야식 시간에 생각나는 일본식 부침개, 오코노미야끼. 양배추와 고기, 해산물을 듬뿍 넣어 노릇하게 구워냈는데 막상 가장 중요한 ‘오코노미야끼 전용 소스’가 냉장고에 없어 당황한 적 있으신가요? 마트까지 가기는 귀찮고, 그냥 간장에 찍어 먹자니 그 특유의 감칠맛이 살지 않아 고민하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이때 냉장고 한구석에 있는 ‘데리야끼 소스’를 떠올립니다. 색깔도 비슷하고 점성도 비슷해 보이는데, 과연 이걸 그대로 뿌려도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대로 쓰면 2% 부족하지만, 약간의 마법을 부리면 200% 완벽해진다’입니다.
오늘은 집에 있는 데리야끼 소스를 활용해 시판 오코노미야끼 소스보다 더 깊은 맛을 내는 커스텀 레시피와, 두 소스의 근본적인 차이점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겠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더 이상 전용 소스를 사러 뛰어나갈 필요가 없어질 것입니다.
오코노미야끼 소스와 데리야끼 소스, 무엇이 다를까?

두 소스 모두 검은색에 짭조름한 맛을 베이스로 하지만, 요리에서의 역할과 풍미는 확연히 다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해야 실패 없는 맛을 낼 수 있습니다.
1. 맛의 베이스 차이
데리야끼 소스(Teriyaki)는 기본적으로 ‘간장, 설탕, 미림(맛술)’을 졸여 만든 소스입니다. ‘테리(윤기)’와 ‘야키(구이)’의 합성어답게 달콤하고 짭짤한 맛(단짠)이 강하며, 숯불 구이나 조림 요리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산미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오코노미야끼 소스는 우스터 소스를 베이스로 합니다. 우스터 소스에는 식초, 과일, 채소, 향신료가 들어가 있어 톡 쏘는 ‘산미(Sourness)’와 과일의 풍미가 느껴집니다. 즉, 데리야끼보다 더 복합적이고 새콤달콤한 맛이 납니다.
2. 성분 비교표
| 구분 | 데리야끼 소스 | 오코노미야끼 소스 |
|---|---|---|
| 핵심 재료 | 간장, 설탕, 미림 | 우스터 소스, 과일/채소 퓨레, 당류 |
| 맛의 특징 | 단순하고 강한 단맛과 짠맛 | 새콤함, 감칠맛, 과일의 단맛 |
| 점성 | 제품에 따라 묽을 수 있음 | 마요네즈와 섞이지 않도록 되직함 |
| 주요 용도 | 닭꼬치, 생선구이, 덮밥 | 오코노미야끼, 타코야끼, 야끼소바 |
데리야끼 소스를 오코노미야끼 소스로 변신시키는 황금 레시피
데리야끼 소스만 뿌리면 단맛과 짠맛만 강해서 금방 물릴 수 있습니다. 오코노미야끼 특유의 감칠맛과 산미를 더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집에 있는 재료로 간단하게 믹스해보세요.
초간단 믹스 비율 (1인분 기준)
- 베이스: 시판 데리야끼 소스 3큰술
- 산미 추가: 케첩 1.5큰술 (가장 중요!)
- 감칠맛: 굴소스 0.5큰술
- 옵션: 식초 2~3방울 (우스터 소스의 톡 쏘는 맛 재현)
TIP: 케첩은 데리야끼 소스의 단순한 단맛을 중화시키고, 오코노미야끼 소스 특유의 과일 산미와 비슷한 맛을 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굴소스는 부족한 바디감과 깊은 맛을 채워줍니다.
조리 방법
- 작은 볼에 위 재료를 모두 넣습니다.
- 설탕이 녹을 때까지 잘 저어줍니다. (데리야끼 소스가 냉장 보관되어 있었다면 덩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전자레인지에 20~30초 정도 살짝 돌려 따뜻하게 만들면 풍미가 훨씬 살아나고 재료가 잘 섞입니다.
- 너무 묽다면 팬에 살짝 끓여 졸여주면 시판 소스처럼 꾸덕꾸덕해집니다.
데리야끼 소스조차 없다면? 처음부터 만드는 수제 소스

만약 냉장고에 데리야끼 소스조차 없다면, 주방의 기본 양념들로 베이스부터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아 오히려 더 깔끔한 맛을 냅니다.
즉석 수제 소스 레시피
이 레시피는 돈가스 소스나 우스터 소스가 없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대체법입니다.
- 진간장: 2큰술
- 케첩: 3큰술
- 설탕: 1.5큰술 (또는 올리고당 2큰술)
- 식초: 0.5큰술
- 다진 마늘: 아주 약간 (선택 사항, 풍미 증진)
위 재료를 섞어서 팬에 약불로 보글보글 끓여주세요.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식혀줍니다. 식으면서 점성이 생겨 오코노미야끼 위에 뿌리기 딱 좋은 농도가 됩니다. 이 소스는 타코야끼나 야끼소바에 활용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오코노미야끼의 맛을 2배로 올리는 토핑 순서와 팁
소스를 잘 만들었다면, 이제 ‘뿌리는 기술’과 ‘부재료’가 남았습니다. 오코노미야끼 전문점처럼 보이고 싶다면 다음 순서를 지켜보세요.
1. 소스 도포의 정석
먼저 만든 특제 소스를 오코노미야끼 전면에 붓이나 숟가락 뒷면을 이용해 넓게 펴 바릅니다. 너무 짜지 않게 적당량을 바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마요네즈 드리즐링 (중요!)
오코노미야끼의 시각적 즐거움은 가늘게 뿌려진 마요네즈에서 나옵니다. 입구가 좁은 튜브형 마요네즈가 없다면, 약국용 작은 물약통이나 비닐 짤주머니(지퍼백 모서리를 아주 작게 자름)를 활용하세요. 격자무늬나 지그재그로 가늘게 뿌려주면 맛이 훨씬 고소해집니다.
3. 춤추는 가쓰오부시
소스와 마요네즈 위에 가쓰오부시(가다랑어포)를 듬뿍 올립니다. 뜨거운 열기에 의해 가쓰오부시가 하늘하늘 춤을 추는 모습은 식욕을 자극하는 최고의 퍼포먼스입니다.
4. 파래가루(아오노리)로 마무리
마지막으로 파래가루를 솔솔 뿌려주면 향긋한 바다 냄새가 더해져 느끼함을 잡아줍니다. 없다면 파슬리 가루로 색감만 내도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오코노미야끼 소스와 관련해 요리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질문들을 모았습니다.
Q. 만든 소스는 얼마나 보관할 수 있나요?
집에서 케첩과 간장 등을 섞어 만든 소스는 보존료가 들어있지 않으므로 냉장 보관 시 1~2주 이내에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침이 섞이지 않도록 덜어서 사용하세요.
Q. 돈가스 소스를 사용해도 되나요?
네, 가능합니다! 사실 돈가스 소스는 오코노미야끼 소스와 성분이 매우 유사합니다(우스터 소스 베이스). 다만 돈가스 소스가 조금 더 시큼한 맛이 강할 수 있으므로, 설탕이나 올리고당을 조금 추가해서 단맛을 보강하면 완벽한 대체재가 됩니다.
Q. 타코야끼 소스와 오코노미야끼 소스는 같은 건가요?
거의 같습니다. 타코야끼 소스가 오코노미야끼 소스보다 약간 더 묽고 간장 맛이 조금 더 진한 경향이 있지만, 가정에서는 구분 없이 사용해도 맛의 차이를 크게 느끼기 어렵습니다. 오늘 알려드린 레시피를 타코야끼에 그대로 사용하셔도 됩니다.
Q. 우스터 소스가 없는데 식초로 대체 되나요?
우스터 소스 특유의 깊은 향신료 맛을 완벽히 식초로 낼 수는 없지만, ‘산미’를 보충하는 역할로는 식초가 훌륭합니다. 식초 대신 발사믹 식초를 사용하면 풍미가 훨씬 고급스러워집니다.
마무리하며: 냉장고 속 재료로 만드는 일품요리
오코노미야끼는 ‘좋아하는 것(Okonomi)을 구운(Yaki) 것’이라는 뜻처럼, 재료나 소스에 정해진 정답은 없습니다. 전용 소스가 없다고 포기하거나 실망할 필요가 전혀 없죠.
오늘 소개해드린 데리야끼 소스 + 케첩 조합은 간단하면서도 놀라울 만큼 전문점의 맛을 재현해 줍니다. 오히려 시판 소스보다 내 입맛에 맞게 단맛과 신맛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홈쿠킹의 가장 큰 매력 아닐까요?
오늘 저녁, 냉장고에 잠자고 있는 데리야끼 소스를 깨워 근사한 오코노미야끼 파티를 열어보세요. 맥주 한 잔을 곁들이면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