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만드는 정성 가득한 보양식, 소꼬리곰탕

날씨가 쌀쌀해지거나 몸이 허해졌다고 느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소꼬리곰탕입니다. 밖에서 사 먹으면 한 그릇에 2만 원을 훌쩍 넘기지만, 집에서 끓이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온 가족이 배부르게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최고의 보양식이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곰탕 끓이는 것을 어렵고 번거롭게 생각합니다. 물론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몇 가지 핵심 포인트만 알면 누구나 전문점 못지않은, 아니 그보다 더 진하고 고소한 국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오늘은 핏물 빼기부터 시작해 잡내 없이 뽀얀 국물을 우려내는 정석 레시피를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재료 준비: 신선한 꼬리와 부재료

맛있는 곰탕의 시작은 좋은 재료를 고르는 것입니다. 소꼬리는 살코기와 지방이 적절히 섞여 있고, 뼈의 단면이 선명한 붉은색을 띠는 것이 신선합니다. 특히 반골(엉덩이 뼈)이 함께 섞여 있는 것을 구매하면 국물이 훨씬 더 진하게 우러납니다.
필수 재료
- 주재료: 소꼬리(반골 포함) 1~2kg, 물 (충분히)
- 잡내 제거용(초벌): 월계수 잎 3~4장, 통후추 10알, 소주 1/2컵
- 향신 채소(본 삶기): 대파 2~3대(뿌리 포함), 통마늘 10~15알, 양파 1개, 통생강 1톨(선택)
- 고명 및 간: 송송 썬 대파, 소금, 후추, (선택) 불린 당면, 지단
| 구분 | 재료명 | 비고 |
|---|---|---|
| 메인 | 소꼬리 & 반골 | 한우 추천, 수입산은 핏물 제거에 더 신경 쓸 것 |
| 잡내제거 | 월계수잎, 통후추, 소주 | 초벌 삶기 시 필수 |
| 국물내기 | 무, 양파, 대파, 마늘 | 국물의 감칠맛과 시원함 담당 |
1단계: 핏물 빼기와 초벌 삶기 (잡내 제거의 핵심)
곰탕에서 누린내가 난다면 90%는 핏물 제거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은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1. 찬물에 담가 핏물 빼기
준비한 소꼬리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뺍니다. 최소 3~4시간 이상 담가두어야 하며, 중간중간(30분~1시간 간격) 깨끗한 물로 갈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Tip: 핏물을 뺄 때 설탕을 1~2큰술 넣으면 삼투압 현상으로 핏물이 더 빨리 빠집니다.
2. 초벌 삶기
- 큰 냄비에 소꼬리가 잠길 만큼 물을 붓고 팔팔 끓입니다.
- 물이 끓으면 핏물을 뺀 소꼬리와 소주, 월계수 잎을 넣습니다.
- 약 10분 정도 센 불에서 데치듯 삶아줍니다. 이때 올라오는 거품과 불순물은 걷어내지 않아도 됩니다. (다 버릴 물입니다.)
- 삶은 고기를 건져내어 흐르는 찬물에 하나하나 꼼꼼히 씻어줍니다. 뼈 단면에 굳은 피나 불순물을 솔로 문질러 닦아주면 더욱 깔끔합니다.
2단계: 3번 우려내어 합치는 ‘삼탕법’의 미학

소꼬리곰탕은 한 번 끓여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세 번 우려낸 국물을 합쳐야(삼탕) 맛과 영양의 밸런스가 가장 완벽해집니다.
1차 끓이기
손질한 꼬리와 향신 채소(대파, 양파, 마늘 등)를 넣고 물을 넉넉히(고기의 3~4배) 붓습니다. 센 불에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중약불로 줄여 3~4시간 정도 푹 고아줍니다.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고 물이 반 정도로 줄어들면 국물을 따로 큰 통에 담아둡니다. 이때 고기가 너무 무르지 않도록 건져내어 발라두는 것이 좋습니다.
2차 끓이기
고기와 뼈를 다시 냄비에 넣고 새 물을 붓습니다. 다시 3~4시간을 끓입니다. 1차 때보다 뼈에서 더 깊은 골수가 우러나와 뽀얀 색이 진해집니다. 이 국물도 따로 받아둡니다.
3차 끓이기
마지막으로 물을 붓고 3차로 끓입니다. 뼈에 구멍이 숭숭 보일 정도가 되면 충분히 우러난 것입니다. 3차 국물까지 모두 받아둡니다.
마지막으로 1차, 2차, 3차 국물을 모두 큰 솥에 섞어 한소끔 끓여줍니다. 이렇게 해야 농도가 일정하고 깊은 맛이 나는 진국이 완성됩니다.
3단계: 기름기 제거와 고기 손질
곰탕은 식으면 묵처럼 변하는데, 이는 콜라겐 성분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에 하얗게 굳는 기름은 건강과 맛을 위해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름 걷어내는 법
가장 확실한 방법은 끓인 국물을 차가운 곳(베란다나 냉장고)에서 식히는 것입니다. 국물이 식으면 표면에 하얀 지방층이 딱딱하게 굳는데, 이를 숟가락이나 국자로 걷어내면 아주 깔끔하고 담백한 국물만 남게 됩니다.
고기 손질 및 보관
중간에 건져낸 고기는 먹기 좋은 크기로 찢거나 뼈째로 준비합니다. 고기가 마르지 않도록 국물을 약간 부어 보관하거나, 다진 마늘, 후추, 소금, 참기름으로 밑간을 해두면 나중에 곰탕에 넣었을 때 훨씬 감칠맛이 돕니다.
맛있게 즐기는 법과 주의사항
완성된 곰탕은 뚝배기에 옮겨 담아 팔팔 끓인 후 상에 냅니다. 이때 송송 썬 대파를 듬뿍 넣고, 취향에 따라 소면이나 당면을 곁들이면 전문점 부럽지 않습니다. 깍두기나 겉절이 김치만 있다면 다른 반찬은 필요 없죠.
주의사항
- 뼈의 상태: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가벼워질 때까지 우리면 인 성분이 나와 칼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3차 이상 너무 과하게 우리는 것은 피하세요.
- 간 맞추기: 국물 전체에 미리 간을 하지 말고, 먹을 때 각자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추는 것이 국물 맛을 변질시키지 않는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국물이 식당처럼 뽀얗게 나오지 않아요.
센 불에서 팔팔 끓여야 기름과 물이 유화되면서 뽀얀 색이 나옵니다. 약불로만 은근하게 끓이면 맑은 곰탕이 될 수 있습니다. 끓이는 도중 센 불 구간을 충분히 두세요.
Q. 압력밥솥을 사용해도 되나요?
네, 가능합니다. 압력밥솥을 사용하면 조리 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국물의 양이 냄비보다 적으므로 물 보충에 신경 써야 하며, 압력을 뺀 후 뚜껑을 열고 센 불에서 한 번 더 끓여주면 국물이 더 진해집니다.
Q. 남은 곰탕은 어떻게 보관하나요?
한 번 먹을 분량(1~2인분)씩 소분하여 지퍼백이나 밀폐 용기에 담아 냉동 보관하세요. 드시기 전에 해동하여 끓이면 갓 끓인 맛 그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Q. 소꼬리 잡내가 심하게 나요. 이미 끓였는데 어쩌죠?
이미 끓인 상태라면, 생강술이나 소주를 약간 넣고 뚜껑을 연 채로 센 불에서 팔팔 끓여 알코올과 함께 냄새를 날려보세요. 먹을 때 파와 후추를 넉넉히 넣는 것도 방법입니다.
마무리: 정성으로 끓여낸 한 그릇의 힘
소꼬리곰탕은 ‘패스트푸드’의 정반대에 있는 ‘슬로우 푸드’입니다. 핏물을 빼고, 기름을 걷어내고, 불 앞에서 시간을 보내야만 얻을 수 있는 귀한 음식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한 숟가락 떴을 때 느껴지는 깊은 맛과 먹고 난 뒤의 든든함은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혹은 고생한 나를 위해 따뜻한 소꼬리곰탕 한 솥 끓여보시는 건 어떨까요? 냉동실에 쟁여둔 곰탕 팩만 봐도 마음이 든든해지실 겁니다.